아내가 칼국수를 좋아해서 기회가 될 때마다 맛있는 칼국수 집을 찾아다니는 편입니다. 정작 저는 그닥 칼국수를 좋아하지 않아서 가자는대로 끌려다니는 편인데요. 개인적으로 칼국수라는 음식이 특별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해 특별한 칼국수를 만난다? 그건 참 굉장한 일인 거죠. 그런 집을 만난 것 같습니다.
새집손해물칼국수
인천 남동구 은청로 9 현태종합상가 에이동 2층 204호
영업시간 : 10:00 ~ 20:00 (15:00~17:00 브레이크 타임, 2번째/4번째 일요일 휴무)
일단 깨끗하고 친절하다
주변이 각종 공단들이 많아 주변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점심장사에 중점을 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저희는 아이들 학교 보내고 10시 정도에 들어갔는데요. 첫 인상은 무척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건물이 오래되어 주차공간이 매우 부족했는데요. 대충 비어있는 곳에 차를 댔다가 빼달라는 전화를 받고 나가야 했습니다. 차를 빼러 나가는데 젊은 사장님이 미안해 하면서 본인들에게 할당된 자리를 알려주겠다며 저와 같이 나가시더군요. 귀찮은 기색 하나 없이 주차 자리를 안내해주시는 모습에서 몸에 밴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가게가 위치한 건물 바로 옆에 유료주차장이 있긴 한데 가격이 비싸니 (사장님 말로는 식사시간 정도 차를 대면 4천원 이상은 나올거라고 하네요) 차를 몰고 가실 분들은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양이 많은데 맛도 좋다
아내는 얼큰 해물칼제비를 주문했고, 전 여름 특선 메뉴인 콩국수를 시켰습니다. 차를 대고 온 사이에 아내의 해물칼제비가 나왔는데 일단 담겨나온 냄비에 놀랐습니다. 냄비가 커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진짜로 양이 많았거든요. 작지만 꽃게와 새우 등 해물까지 실하게 나와서 한번 더 놀랐습니다.
음식의 양도 양인데 일단 막걸리가 무료입니다. 차만 안 가져왔다면 저도 한 사발 했을텐데 아쉽네요. 여기에 볶음밥까지 시키게 되면 정말 어지간히 양 많은 사람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좋을 수 밖에 없겠습니다. 사무직 직장인들도 그렇지만 블루칼라 직장인들은 특히나 더 좋아할 것 같네요.
아내 칼제비 맛을 봤는데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에 직접 손으로 썰어낸 쫀득한 칼국수 면발이 일품입니다. 앞에도 말했다시피 칼국수는 특별한 맛을 내기 어려운 메뉴입니다. 그런 칼국수를 특별하게 만들어 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최소한 이 가게는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간 맛입니다. 특별하다고 얘기해도 괜찮을 정도로요.
살짝 아쉬웠던 콩국수
저는 콩국수를 먹어봤는데 제 입맛에는 좀 아쉬운 면이 있었습니다. 저는 꾸덕하고 진한 콩물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여기는 제 입맛에는 조금 묽은 느낌이었습니다. 콩물만 마실때는 고소한 풍미의 서리태 콩물이 저항없이 훌훌 넘어가서 좋은데 면과 함께 먹기에는 조금 농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랄까요. 이건 개인의 취향이니만큼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대신에 면의 맛은 이쪽에서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차가운 콩물에 담겨서 그런지 쫄깃한 면발의 장점이 더욱 배가되네요.
음식의 내공이 느껴지는 집
어떤 메뉴든 딱 먹어보면 느껴지는 기운이 있습니다. '아, 이 집 음식 잘하겠다.' 이런 느낌 말이죠. 이 집이 바로 그런 집이었습니다. 여러가지 메뉴들이 있는데 뭘 먹어도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포스가 있네요. 그리고 일단 사장님의 접객에서 느껴지는 진심어린 친절이 마음에 듭니다. 보통 이런 공단 주변 점심장사하는 식당에서는 친절까지는 바라지 않거든요. 그런 점이 이 곳의 음식까지 더욱 돋보이게 하지 않나 싶네요.
다음에 오게 된다면 허리띠 풀고 막걸리도 맘껏 담아 이것 저것 시키면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기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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