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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살아있는 우리는 그저 운이 좋은 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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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황망하게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를 전합니다.

현장에서 다치신 분들께는 빠른 쾌유를 빕니다.

 

일어나야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 일어났습니다.

 

‘또 다시’ 말이죠.

 

희생자들은 순전히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입니다.

그저 좋은 날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러 나왔을 뿐입니다.

어쩌면 우리나 우리의 가족이 거기에 있었을 수도 있었죠.

 

안전에선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있습니다. 한 번의 큰 사고 뒤에는 29번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징후가 있다는 법칙이죠.우린 예전에 불꽃축제 때도 비슷한 징후를 봤습니다. 인파 때문에 구급차가 제대로 지나가지 못했다는 기사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으면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 대한 통제 대책이 새로 나와야 합니다. 정상적인 행정력이 발휘되는 곳이라면 말이죠.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61024.22006193616 

 

[영상] 불꽃축제 인파에 30분 갇힌 구급차…가짜 관람권·바가지도

제12회 부산불꽃축제가 지난 22일 광안리 앞바다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올해도 여전했던 바가지요금과 관람객 안전대책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22일 오후..

www.kookje.co.kr

 

하지만 이번 이태원 사고를 보면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행안부는 심지어 그만한 인구가 몰릴것을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태원은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상습지역’이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안전에 대한 매뉴얼이 존재하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예년도 행사에서는 경찰들이 좁은 골목을 일방통행으로 통제했다는 증언들도 여럿이죠.

 

그런데 대체 왜 이렇게 됐을까요. 이렇게 생떼같이 젊은 생명들이 이렇게 허무하게 가야 했을까요. 매뉴얼이 없었다면 매뉴얼을 만들지 않은 주체를, 매뉴얼이 있었다면 그게 실행되지 못하도록 한 주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혹자는 이게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 말은 틀렸습니다. 우리가 숨쉬고 걷고 생활하는 모든 배경은 정치의 결과물입니다. 잘 정돈된 보도블럭과 야간에 치안을 관리하는 공권력, 늘 꺼지지 않게 관리되는 골목길의 가로등마저 결국에는 정치의 산물이죠. 우리는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정치적 주체들을 강력히 규탄하고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섣불리 잊었다간 그 댓가는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이 치르게 될 테니까요. 우리가 새벽 이태원에서 그렇게 죽지 않은 건 그저 운이 좋아서 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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