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평일에 하루 쉬는 날이 생겨 여의도 더 현대에 다녀왔습니다. 늘 한 번은 가고 싶었던 곳인데, 천방지축 아들 둘을 모시고 주말에 찾을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더군요. 원래 여의도는 주말에 오히려 인적이 드문 곳이었는데. 더 현대가 여러모로 큰 임팩트를 던져놓은 것 같습니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백화점답게. 정말 깨끗하고 깔끔하게 잘 해놨더군요. 평일 낮이었는데도 방문객들이 많아 지하 6층까지 내려가서야 겨우 주차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필 점심시간 즈음에 간게 실수라면 실수였네요.) 들어가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공간의 임팩트를 주려고 노력했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더 현대 중앙에 위치한 광장(?) 같은 곳은 시즌에 맞춰 다양한 데코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최근에는 크리스마스로 단장을 했더군요. 마치 북유럽의 한 마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잘 꾸며진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공간의 활용이란 측면에서는 효율에서 상당히 벗어나는 구조입니다. 여의도 최중심 대지의 평당 가격을 생각해보면 희생되는 공간이 너무 많은 구조죠. 이 광대한 공간을 데코와 컨셉에 치중한다니. 숫자에 함몰되었다면 나올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이 공간이 더 빛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서울 어디서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을까요. 실내로 한정하면 이 공간이 더더욱 유니크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의 최고 입지로 강남을 말하지만 전 여의도도 그에 못지 않다고 보는 편입니다. 한국 금융의 중심지인만큼 일자리의 수가 뒤질 지언정 그 질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다고 보구요. 무엇보다도 일종의 간척지인만큼 여의도 전역이 평지입니다. 신사 강남 청담 일대의 울퉁불퉁한 지형을 생각하면 땅이 참 예쁘죠. 애초에 계획도시로 만들어져 도심 구획도 잘 나뉘어져 있고, 녹지도 풍부합니다. 강에 둘러싸여 있으니 한강뷰야 말해 뭐할까요. 경제와 정치의 중심지인 만큼 치안도 확실합니다. 강남이 전반적으로 Rich한 느낌이라면 여의도는 Noble 한 느낌이랄까요.
무엇보다도 더 현대가 그 이름을 걸고 첫 매장을 낸 곳이 여의도라는 점에 시사점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구축 밭이라 지나가다 보이는 아파트 풍경만 보면 여기가 경기도 어드메인지 여의도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여의도의 매력이 더 커보이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구간에서는요.
언젠가 여의도의 아파트들도 재건축이 될 것입니다. 구축들이 허물어지고 초고층 아파트들이 그 자리를 장식하겠죠. 지금의 더 현대의 위상은 그 미래의 전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여의도에 생기는 모든 건축물들은 대한민국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IFC-콘래드 호텔이 그랬고, 지금은 파크원-더 현대가 그렇습니다. 주변에 있는 아파트들이 새로 재건축된다면 그 수준은 과연 어떨까요. 아무리 보수적으로 본다고 해도 지금의 파크원-더 현대에 어울리는 수준까지 가겠죠. 그 미래를 상상하니 그 때 여기에 살고 있을 분들이 부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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