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요즘 말이 아니죠. 그 중에서도 심각한 지역 중 하나가 송도입니다. 저는 실제로 송도에 살고 있고 와이프도 근처 회사를 다니고, 저도 인천 소재의 회사를 다니기 때문에 여기 살고 있는 사람도 많이 알고 있는데 주변을 보면 안타까운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내가 저랬으면... 하고 생각하면 아찔해지는 사례들도 많죠.
#역전세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전세가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투자용도로 분양받은 아파트 잔금을 치르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역전세죠. 1년 반 전에 전세를 뺐다면 이제 슬슬 갱신 여부를 물어오는 시기입니다. 아는 후배는 (당시기준으로는) 전세금을 그리 높게 받지도 않았는데 지금 와서는 거의 억에 달하는 역전세금을 내줘야 하는 처지더군요. 대출도 빠듯한 판에 억단위 돈을 대체 어디서 융통할 수 있을까요.
#뻑뻑한 전세시장
그래도 역전세금을 내주는 경우는 사정이 나은 경우입니다. 전세입자가 전세계약을 갱신할 의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시세보다 약간 나은 조건으로의 금액으로 조율할 여지가 있다는 신호니까요. 더 큰 문제는 기존 세입자가 나가는 경우입니다. 기존 세입자가 나가면 1년 반 전의 전세금을 고스란히 돌려줘야 하는데 지금의 전세시장으로는 그 금액을 충당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신축 입주가 몰려있는 8공구에서는 국평 2억대 전세까지 나왔다고 하죠. 앞으로 최소한 3-4개월은 금리가 더 오를 거기도 하고요. 최근 자산상승장을 거치며 경제주체들이 현명해진 여파 또한 있습니다.
#비과세 매물
송도는 그 안에서 1가구 2주택 비과세로 소위 '뺑뺑이'를 돌리는 지역내 투자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계속 지역내 분양이 이어지다보니 송도라는 지역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이 계속 아파트를 옮겨가면서 생활반경을 유지하고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투자를 이어갔던 거죠. 아무래도 아얘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는 부담은 덜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투자 성향이 최근 장에서는 독이 되는 모습입니다. 외부 투자자에 역내 투자자들까지 비과세 도래 물건들이 많다보니 호가가 뚝뚝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갔던 대단지 소형평형 단지 같은 경우에는 그 하락폭이 자못 심각합니다. 예전에 8억에도 나갔던 물건이 5억에도 요지부동이니까요.
#교훈
위기를 지나고 있는 지인들은 대체로 송도라는 지역에 모든 자산을 올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인과 가족들이 사는 지역이고 어느정도 비전도 가지고 있다보니 망설임 없이 투자금을 집중하게 되는 거죠. 자기가 잘 모르는 지역을 공부하는 게 어렵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했던가요. 그 말은 부동산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부동산 비중이 높더라도 좀 더 다양한 지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했다면 오늘 같은 어려움이 왔더라도 그 정도가 좀 덜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낍니다. 최근 아무리 송도가 많이 떨어졌다해도 분양가에 근접하게 집을 산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단지별로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이익 구간에 있거든요. 싸게 사서 오래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래도 심리적인 마진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경우는 달라도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은 항상 같습니다. 지금을 버텨야 한다고요. 도저히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겠지만 버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든 찾아서 버티라고 합니다. 그렇게 살아남아야 다음 사이클에서 인내의 열매를 맛보고 투자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실패를 뼈에 새기게 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주저 앉아 양질의 자산을 헐값에 넘기면 그 실패의 웅덩이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송도 부동산의 위기가 부각될수록, 기회 또한 함께 커지고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그 기회는 기어코 버티는 자들과 과감하게 돌진하는 사람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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