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면서 꼭 사고 싶었던 그것
예전 어르신들의 살림 3종 신기가 냉장고 / 세탁기 / 에어컨이었다면, 요즘의 살림 3종 신기는 로봇청소기 / 식기세척기 / 빨래건조기라고 합니다. 특히 로봇 청소기는 '효녀 로청'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필수템으로 자리잡았는데요. 아이를 키우면서 식기세척기와 빨래건조기는 진작에 샀고 그 위력을 실감했지만 집구석이 좁고 어지러워 로봇청소기가 크게 쓸모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큰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벼르고 별렀던 로봇청소기를 드디어 살 수 있었습니다.
#로봇 청소기를 사기 전, 알아야 할 포인트
제품을 고르기 이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로봇청소기는 분명 편리한 가전이 맞지만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저도 이런 점을 크게 생각 안하고 샀다가 쓰면서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1. 애벌 청소는 필수
로봇 청소기는 똑똑하니까 대충 돌려놓으면 알아서 피하고 밀어가면서 청소하겠지? 이런 식으로 생각했다가는 얼마 청소도 하지 못하고 바퀴나 브러쉬, 흡입구에 이물질이 껴서 거실 한 가운데 덩그러니 멈춰있는 로봇 청소기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많은 회사들이 뛰어난 인식능력과 험로주파(?) 능력을 과시하지만 이게 사실 그렇게까지 만능은 아닙니다. 종이나 작은 장난감 같이 흡입구에 흡착되거나, 노끈 같이 브러쉬에 감길 우려가 있는 이물질들을 방치하고 돌려서는 생각했던 만큼의 효과를 얻기 힘듭니다.
2. 욕실 문이나 현관 중문은 닫아놓고 돌리자
거의 모든 로봇청소기 회사들이 추락센서가 있다고 자부하지만 이게 100% 추락을 막아주지는 못합니다. 10에 2-3번 정도는 현관 중문 턱이나 욕실 문턱에서 고꾸라진 채로 멈춰있는 로청을 발견할 수 있죠. 조금 번거롭더라도 로봇 청소기가 들어가지 않을 곳은 문을 닫아주는 게 좋습니다.
3. 물걸레 기능에 크게 기대하진 말자
로청에서의 물걸레 기능은 우리가 상상하는 물걸레 만큼은 당연히 아닙니다. 눌러주기는 한다는데 사실상 그냥 물 묻은 작은 걸레가 스쳐지나가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타마의 H14는 지그재그 움직임으로 물걸레 기능을 강화했다고는 하지만 글쎄요. 체감으로 크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얼룩을 지우는 수준으로 물걸레를 사용하려면 직접 어플로 해당 구역을 여러번 왔다갔다 해야 효과가 나올텐데 이거 귀찮아서 안하게 됩니다. 애초에 로청은 내가 없을 때 알아서 청소하라고 산 거잖아요? 그리고 물걸레를 탈착해서 빨고 물을 채워넣는 것도 은근 귀찮은 일입니다. 조금 오래 방치하면 꿉꿉한 냄새도 나고요. 일회용 물걸레를 쓰면 좋다지만 가격이 은근 비싸서 투자대비 효과가 있는지를 생각하면 영 손이 안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걸레 빨기와 물 채우기까지 자동으로 해주는 로봇 청소기도 나오더군요. 그런 친구는 과연 얼마나 편리할지 궁금하긴 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물걸레 기능을 처음에만 쓰다가 지금은 그냥 진공청소기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타마 H14를 선택한 이유
로봇 청소기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합니다. 뭔가 하나 압도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브랜드가 없고 오히려 대형 브랜드(삼성, LG)들이 힘을 못쓰는 시장이죠. 그래서 고르기가 더 힘들었습니다.
제가 타마 H14를 선택한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기능만 딱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기능들을 가지고 있지만 비싼 로청과, 다소 저렴하지만 있었으면 하는 기능이 빠진 로청 사이에 타마 H14가 딱 위치하더군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1. 물걸레 기능
앞에서 기대할만한 기능이 아니라고는 했지만 사기 전에는 알 도리가 없었죠. 뭐. 타마 H14만의 차별화된 물걸레 기능은 타 로청과는 달리 지그재그 움직임으로 물걸레 기능을 강화했다는데에 있습니다. (근데 뭐 막상 써보니 썩...) 그래도 살 때는 이게 또 혹하더군요. 나름 차별화된 포인트로 소구합니다 (하지만 크게 기대는... 쿨럭)
2. 자동 먼지흡입 스테이션
스테이션의 기능보다는 얼마나 컴팩트 하고 디자인이 돋보이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충전 다 잘 되고, 흡입 다 잘 되겠죠 뭐. 하지만 스테이션이 지나치게 크거나 투박하면 미관상 좋지 않으니까요.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이니 각자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3. UV Light 살균 기능
이게 뭐냐면 흡입구 아래로 자외선 램프를 장착하여 로청이 지나다니는 길을 살균하는 기능입니다. 당연히 체감할 수는 없는 기능이겠지만 이게 또 은근히 탐나는 기능이더군요. 비슷한 가격대임에도 이 기능이 없는 제품도 있어서 이 기능이 있는 로청을 추려야 했습니다.
4. 흡입력
로청이든 무청이든 유청이든 청소기는 흡입력이죠. 제가 구매를 고려했던 로청들을 볼 때 타마 H14가 가장 흡입력이 센 로청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흡입력이 가장 센 로청들을 보면 위에 언급했던 기능들이 하나씩은 아쉽더군요. 제일 아쉬운 건 가격이기도 했구요. 하지만 구매 리스트들 중에서 흡입력이 그래도 중상위권에는 있었기에 앞의 기능들까지 고려해서 타마 H14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1. 그래도 로청은 사랑이다
앞에서 여러가지 불완전함을 언급했지만 그래도 로청은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로청 이후로 머리카락과 체모와의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더 이상 방바닥에 나뒹구는 검은 터럭들에 스트레스 받지 않습니다. 제가 회사에 있는 동안 로청이 쓱쓱 알아서 치워주니까요. 전 무던한 소비자라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2. 물걸레 기능에 크게 연연하지 말자
앞에서 말했듯이 요즘에는 자동으로 걸레를 빨아주고 물도 채워주는 로봇 청소기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과연 그렇다고 더 편해질까요? 그런 로봇 청소기는 스테이션이 커질수 밖에 없고 걸레를 빨아주는 만큼 세제도 충전해줘야하며 물도 자주 교환해주고 채워줘야 할 것입니다. 일이 줄어드는만큼 늘어나는데 게다가 엄청나게 비싸기까지 합니다. 그렇다고 물걸레 기능이 그렇게까지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느냐.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실 그것도 미지수입니다. 물걸레는 꾹꾹 눌러주고 돌려줘야 효과가 제대로 나오는데 아쉽게도 문명은 아직 그정도로 발전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3. 충전 스테이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충전스테이션이라고 했지만 기능상으로 보면 흡입 스테이션의 비중이 큽니다. 로청이 알뜰살뜰 모아온 머리카락과 먼지들을 더스트백에 모아주는데 이게 없었다면 매번 먼지통을 비우는 일이 큰 스트레스였을 겁니다. 상품 설명에서는 한 달에 한번정도 치우라고는 하는데 3개월째 잘 쓰고 있습니다. 솔직히 앞으로 3개월 정도는 더 써도 될 것 같네요.
로청은 진화하고 있고 대형 가전 브랜드에서도 각 잡고 이 시장으로 뛰어드는 중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제품들이 나올지 기대가 되네요.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현명한 선택하시길 빌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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