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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 한국 VS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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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포함해 대표팀을 응원하는 모든 사람들은 우리가 반드시 이길거라고 믿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정말로 이겨버릴 줄은 몰랐던 것 같네요. 이렇게 미친듯이 기쁜 걸 보면 말입니다.

 

갓-한민국

 

전날 일본의 미친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 경기가 더더욱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페인을 본 포르투갈은 방심의 끈을 조일 것이고 우리 대표팀에겐 '일본도 해냈는데' 라는 부담 한 덩어리가 더해졌으니까요.  잠깐 일본 경기 얘기를 하자면 일본은 정말 실력으로 스페인을 이겼습니다. 후반에 코스타리카가 독일을 상대로 역전했을 때, 스페인은 정말로 탈락 위기까지 갔었거든요. 그런 스페인을 상대로 2점을 내고 후반 내내 무실점으로 지켰다는 건 아무리 요행과 운이 따랐다고 한들 실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일본의 그런 경기 다음날이 우리 경기니 비교가 되지 않을 수가 없겠죠. 이런 부담들을 끝내 이겨낸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정말 대단합니다. 

 

경기는 초반부터 꼬입니다. 5분만에 실점하고 말죠.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아 역시 여기까진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회 대표팀의 경기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죠. 상대팀과 상황에 관계없이 그동안 준비한 우리의 축구로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전 월드컵들까지만 해도 상대팀에 대한 맞춤 전술을 찾는 수동적인 축구로 일관했었으니까요. 일본이 이렇게 꽃을 피워낸 것도, 우리나라가 이번 대회에서 결과에 상관없이 좋은 내용을 보여줬던 것도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축구를 버린 것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니, 실점하고 나서도 동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아마 가나전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 누구도 주눅들지 않고 계획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을 보며 저도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저돌적으로 두드린 끝에 김영권의 발끝에 공이 걸렸고 스코어는 이제 1 대 1. 게임은 다시 리셋됩니다. 

 

 

대표팀이 계속 두들겼지만 저는 솔직히 언제 실점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포르투갈의 창은 매서웠고 패스는 날카로웠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 만큼, 자연스레 양 사이드가 뚫리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는데 이걸 보는 기분이 참 아슬아슬하더군요. 보통 이런 경기에서 후반 40분이 넘어가면 으레 결과를 단정지으며 정신승리를 하게 되는데 이번 경기는 이상하게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선수들의 움직임이 후반 40분의 움직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짙어지는 무승부를 끝내 떨쳐내려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보는 저도 끝내 하나를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끝내 마지막에 우리는 해내고 맙니다. 그리고 2002 월드컵, 제가 스무살에 봤던 그 장면을 재현해내는데.. 정말 그 감동은 이루 말할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이번에는 운도 드디어 우리에게 왔습니다. 우루과이와 가나의 스코어가 우리가 바라던 방향으로 끝났으니까요. 

 

사람 미치게 만든 그 장면

 

혹자는 드디어 우리가 2002년을 졸업했다고도 합니다. 그만큼 이번 승리가 감동적이었다는 거겠죠. 그리구 우리는 이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만납니다. 브라질을 이기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가 끝내 해냈다는 건 움직이지 않는 사실입니다. 우리도 선수들도 오늘 새벽처럼 다시 한 번 미칠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제, 12년만에 온 귀한 기회를 최선을 다해 즐길 차례입니다. 이번만은 승패에 관계없이요. 

 

22년의 문장이 아닐까 싶은 중꺽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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