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로 사람들을 만나는 장소는 시흥 배곧과 인천 송도입니다. 송도는 사는 곳이라 그렇고 배곧은 저희 회사 사택들이 있는 곳이라 회사 사람들 만나는 일에 주로 가게 됩니다. 퇴근길에 버스타면 바로 내릴 수 있는 곳이라서 편하기도 하고요. 배곧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상가들이 많습니다. 메인 상권은 웬만한 서울 주요 상권 부럽지 않을 정도로 유동인구도 많고 술집들도 많습니다. 메인상권 옆에는 아브뉴프랑이라는 대형 상권이 또 있어서 사람들끼리 약속 잡아서 만나기에 좋은 곳입니다. 대충 돌아다녀도 없는 게 없거든요.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가는 곳은 늘 정해져 있는 편입니다. 게다가 배곧 상권은 핫한만큼 경쟁도 심하고 그만큼 수시로 많은 가게들이 바뀌는 면이 있어서 (듣기로는 상가 계약이 3개월부터라고 하더군요) 오랜만에 간다 싶으면 거리의 풍경이 완전히 바뀌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배곧을 오래 알아온 입장에서 찐으로 갈말한, 안전한 가게는 어느정도 정해져 있다는 거겠죠.
그래도 올 때마다 새로운 곳을 찾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1차로 세광 양대창에서 가볍게 소주 한 잔 걸치고 2차를 가려고 돌아다니는데 쉽지 않습니다. 소위 검증받은 터줏대감 가게들은 이미 꽉꽉 차 있네요. 유부남들 귀가시간이야 늘 빠듯하니 웨이팅을 하기도 시간이 아깝고. 새로 생긴 가게들은 선뜻 발길이 가지 않던 차에 같이 만난 동생의 추천으로 대동집이란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여기도 원래는 줄 서서 먹는 집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안주 메뉴가 산만하게 많은 집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습니다. 안주 메뉴가 많다는 얘기는 반조리 식품들을 주로 쓴다는 얘기고 아무래도 반조리 식품에서 특출난 맛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니까요. 메인 메뉴인 보쌈을 먹기에는 1차를 하고 온지라 가볍게 녹두파전을 먼저 시켰는데 나올 때부터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게 메뉴 많은 일반 술집에서 나올만한 비주얼이 아니었던겁니다. 파삭파삭 먹음직스럽게 잘 구운 게 최소 전문점에서 나올 법한 모습인데 잘 구운만큼 맛도 무척 좋더군요. 순삭당해서 사진은 미처 찍지 못했네요(ㅎㅎ)
여기서 뭔가 촉이 왔습니다. 아. 여기는 블로그 포스팅 감이구나.
이후로 안주를 계속 시키는데 시키는 안주마다 족족 놀라움을 줍니다. 고추 고갈비라는 메뉴는 이 집이 절대 평범한 체인점이 아니라는 확신을 확인시켜줍니다. 체인점이니만큼 지점마다 차이는 있을 거 같긴 한데 최소한 여기는 정말 제대로 음식을 만든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게다가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그만큼 메뉴당 양이 조금 적다는 느낌은 들지만 안주들이 대체로 다 퀄리티가 좋다보니 이게 오히려 다양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다는 장점이 되네요.
혹시 송도에도 체인점이 있을까 싶어 검색했지만 송도에는 없더군요. 아직 전국구 체인점은 아니고 (서울 경기 충청까지만 보이네요) 계속 확장 중인 듯 합니다. 아직 주변에서 흔히 볼만한 체인점은 아니고 더 커지면 지금의 퀄리티가 나올지도 알 수 없으니 주위를 살펴보다가 대동집이 보이면 꼭 한번 가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맛보지 못한 메뉴들이 많아서 몇 번은 더 가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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