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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이야기

입주장에서 전세 잘 빼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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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입주하는 곳 마다 비명이 들리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전세 수요는 떨어지고 전세가 또한 이를 뒤따릅니다. 소유주들은 예전의 전세가에 미련을 놓지 못하고, 전세를 구하는 사람들은 치솟는 금리에 차라리 월세가 낫겠다는 심정입니다. 게중에는 부동산 하락에 배팅하며 줍줍을 위한 목돈을 들고 있을 요량으로 월세를 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따로 데이터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전세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국 전세가 추세 - 아파트지인
세종 인천 경기 대전 대구의 전세가 하락이 두드러진다

 

저도 지금같은 정도는 아니지만 올해 초에 힘든 입주장을 만났었습니다. 아주 상급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 신축 국평이라 기대가 컸죠. 하지만 정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제가 예상하던 전세가가 있었고 그것도 아주 보수적으로 잡았던 금액이었는데 예상가보다 7천 이상 적은 금액으로 전세를 빼야했습니다. 나름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입주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요. 이 포스팅을 통해 정리를 해 보고자 합니다. 

 

1. 톡방의 정신승리에 기대지 말 것

어느 아파트 단지든 단지내 톡방이 있을 것입니다. 소유주들의 모임인만큼 해당 아파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대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단결이 잘 되는 톡방은 건설사나 조합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낼 만큼 끈끈한 단합력을 보여주죠. 문제는 이런 톡방에 있다보면 객관성을 잃어버린다는 겁니다. 내 재산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안되는 거죠. 전세가 3억이면 적당한 물건을 전세가 4-5억은 충분히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낮은 가격으로 내놓은 물건을 공유하며 이거 누가 올려놓은 거냐며 비난을 하기도 하죠. 소유주들끼리의 편향된 애정에 근거한 기준으로 전세가를 정하면 시장에서 외면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오늘의 최저가가 한 달 후 최고가

입주장이 가까워지면 초고속으로 전세를 빼는 세대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보통 올라온 매물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빠르게 전세를 빼는데 처음 전세를 내놓은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직 눈높이가 높기 때문이죠.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고 잔금일이 다가올 수록 급매들은 늘어만 갑니다. 어물쩡하며 500씩 1000씩 야금야금 내리다보면 어느덧 처음 나간 전세가가 그래도 높은 가격대에 거래된 거라는 걸 알게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입주장 되자마자 최저가로 빨리 빼면 되겠구나'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마음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주변 단지들의 시세를 볼 때 '이정도는 받아야 하는데' 라는 심리가 있거든요. '이정도면 충분히 나갈 수 있는 가격이야, 이거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을 순 없지.' 같은 마음이 눈을 가립니다. 하지만 입주장은 특수한 상황이란 걸 잊으면 안됩니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과감하게 전세가를 내려서 단기간에 승부를 봐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특히 요즘같은 금리상승기면 잔금을 치르기에 정말 난감한 상황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3. 호가를 내릴때는 거침없이

호가를 내리는 최악의 방법은 200, 500씩 여러차례에 걸쳐서 내리는 것입니다. 여러 중개소에 올려놨다면 특히나 더 그렇습니다. 바뀐 호가를 재빨리 반영하는 중개소와 느리게 반영하는 중개소가 혼재되어있는만큼 호가가 겹치게 되거든요. 내려도 별로 내린것 같지 않은 모양새가 되어버리고 같은 물건에 다양한 호가들이 붙게 되어 수요자의 혼란을 부를 수 있습니다. 

 

내 물건이 눈에 최대한 쉽게 띄는 방법은 눈이 휘둥그레해질만큼 내리는 것입니다. 경쟁세대들이 엄두를 못 낼 정도라면 더더욱 좋습니다. 남들 500씩 내릴 때 3000씩 내리면 그 매물은 단숨에 주목받기 마련입니다. 경쟁세대들이 그 호가를 따라오는데에도 시간이 걸리죠. 심리적으로 쉽게 따라올 수 있는 호가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결국 나머지 세대들도 그 과감한 가격에 수렴되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3. 최대한 많은 중개사에게 뿌리자

중개사 운도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가 로또에 되려면 로또를 많이 사야 가능성이 올라가듯 매물을 내놓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최대한 많은 중개소에 내 물건을 알려야 합니다. 제 경우에는 처음에 중개사 운이 없었는데요. 자기가 주변 중개소들한테 다 뿌리겠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많은 중개소에 제 물건을 복사해서 뿌려줬구요. 저희는 잘 됐다 싶어서 그것만 믿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세가 잘 안 나가서 한번 자세히 알아보니 아파트 단지에서 먼 중개소에 잔뜩 뿌렸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업체에는 뿌리지 않고, 자기가 커미션을 가져가기 유리한 업체에만 뿌렸던 겁니다. 그때부터 부랴부랴 직접 중개소를 돌며 물건을 올렸던 기억이 나네요. 

 

중개사에 뿌릴 때는 단지 주변 가까운 부동산부터 뿌리는 게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엔 거의 20군데는 뿌렸던 것 같네요. 잠재고객들이 아파트를 방문할 수 있는 길목에 있는 모든 부동산에 뿌려야 합니다. 

 

4. 낚시에는 미끼가 필요하다

사실 전세가를 내리면 내릴수록 전세는 잘 나가기 마련입니다. 왕도가 없어요. 결국에는 절대적인 전세가가 모든 걸 결정합니다. 하지만 전세가를 최대한 방어하고 싶다면 미끼를 거는 방법도 있습니다. 중문 / 입주청소 / 줄눈 / 탄성코트 같은 옵션성 미끼가 대표적입니다. 레버리지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고 싶다면 이런 미끼에 하는 투자를 아껴서는 안되겠죠. 이건 본인 집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도 되는만큼 이런 미끼를 거는 것에 아까워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세입자 말고 중개사에게도 미끼가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자기에게 돈이 되는 물건을 더 적극적으로 보여주기 마련이겠죠. 저같은 경우에도 앞에서 언급한 옵션 외에 중개소에게도 법정수수료의 2배를 주겠다는 미끼를 걸었습니다. 사실 효과가 크진 않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절대적인 전세가를 보고 움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같은 전세가의 매물이라면 비교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거라도 해야죠. 뭐든지 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5. 결국 투자행위임을 잊지 말 것

집도 결국 투자상품이지만 사람들은 집을 주식보듯 하지 않습니다. 내 가족이 살고 추억이 깃드는 공간이다보니 편향이 개입됩니다. 어떻게 분양받은 집이고 어떻게 번 돈으로 계약한 집인데라는 심리가 개입됩니다. 하지만 개인의 감정은 투자 결과에 아무런 공헌도 하지 않습니다. 내게 얼마나 소중한 집인들 전세입자에게는 그냥 2년, 길게는 4년짜리 머물 곳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내 집'이라는 단어가 주는 복잡한 감정들은 잠시 뒤로 제쳐두고 냉철한 투자의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변 수요 공급은 어떤 상황이고, 주변 세대들에 비해 내 상품의 경쟁력이 어떤지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각종 편향을 걷어내고 정확한 가격분석이 되어야 원하는 시점에 최대한의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작금의 어려운 상황에 처하신 분들께는 힘든 결정이겠지만 입주장에 전세를 빼야하는 분들에게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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