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터진 곪은 고리
또 한 명의 교사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이 밝혀진 바가 없지만 자택이나 다른 곳이 아닌 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미루어 보면 학교에서 비롯된 어떤 것이 원인이라고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맴도는 소문에 따르면 학교폭력으로 야기된 학부모의 극성 민원을 견디다 못한 결과라고 하네요.
#보호받지 못하는 교사들
너무나도 비극적인 일이지만 문제는 이게 어쩌다 한 번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교권에 대한 추락은 한 두해의 이슈가 아닙니다. 교사들은 문제학생과 극성 학부모에게서 스스로를 보호할 도구가 없습니다. 해당 학부모와 학생이 가장 큰 문제겠지만 그걸 보호할 생각이 없는 교육 당국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교실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당 교사에게만 전담시키는 것 원인인 것입니다.
#높아지는 퇴직율 추락하는 만족도
이런 문제는 교사들의 퇴직율과 만족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22년 3월부터 23년 4월까지 1년간 퇴직한 근속연수 5년 미만 교사의 수는 전년도보다 2배로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에 퇴직한 교사들의 총 수 또한 늘었습니다. 12000여명으로 전년도 10500여 명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무너진 교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교권침해 심의 건수를 보면 20년도 1197건에서 22년도엔 그 두배가 훌쩍 넘는 3035건이 집계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으로 인해 한 가구에 1명 이상의 자녀들이 없는 상황에서 부모들의 시행착오가 '만만한' 교사들에게 전가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게 개인적인 심증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떤 직업군보다도 사명감에 충만해야 할 직업에 대한 만족도도 추락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5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직에 대한 만족도는 전체의 20%에 불과했습니다. '보통이다'를 포함해도 채 절반이 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시급
교사들이 지적하는 건 악성 민원에게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교육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최전방에 있는 교사들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부모의 민원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을 학교에 두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교사가 아닌 전문 상담 조직을 운영해서 교사들의 보호막을 만듦과 동시에 직접적인 감정 대립을 차단하는 거죠.
또한 이런 조직에게 악성 민원인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면 '교사가 직접 학부모에거 법적 대응을 하는' 그런 좋지 않은 그림 또한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현재의 과중한 담임 교사들의 업무를 전문화된 영역으로 이전하는 것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포기하게 하면 안됩니다. 이는 곧 이 사회의 미래와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를 지원하는 인력들의 수준이 떨어지면 이는 곧 사회 전체로 파급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교육 일선에서 부조리한 압력에 희생당하는 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가장 시급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좋아서, 가르치는 게 좋아서, 그래서 교직을 선택했을, 한 교사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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