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절실한 자가 이긴다 - 독일 VS 일본

참견장인 2022. 11. 2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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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카타르 월드컵 독일-일본전을 봤습니다. 독일 국대의 운명이 참 기구하네요. 동아시아 구석 두 나라에게 월드컵 2회 연속으로 뒤통수를 처 맞다니요. 

 

뭐 솔직히 이런 소리 들어도 할 말 없는 경기였죠

전반은 예상 그대로의 경기로 흘러가는 분위기였습니다. 독일은 두드렸고 일본은 막기에 급급했죠. 일본은 초반에 폼이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 역력했지만 끝없이 수비를 이어가며 기회를 엿봅니다. 이 경기를 보면서 일본을 상대로 필드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이 과연 몇 팀이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적어도 패널티 박스 안에서만큼은 그 어떤 팀도 넣기가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독일은 경기시간의 3/4을 여유있게 보냈습니다. 일본 공격수를 상대로 장난스러운 러닝 포즈를 보여줄만큼요. 서로서로 골 기회를 양보하는 아름다운 동료애도 보여줍니다. 무려 월드컵 본선에서 말이죠. 반면 지지부진한 전반을 보낸 일본은 후반에 승부수를 던집니다. 교체선수 모두를 공격수로 내보내서 그야말로 '닥공'을 펼치죠. 전 후반 15분이 한계라고 봤습니다. 15분 안에 동점을 못 만들면 독일에게 대량실점을 내주게 될 게 뻔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독일을 두들기던 일본은 동점에 역전골까지 성공시킵니다. 경기 내내 여유로운 플레이를 펼치던 독일이 뒤늦게 집중해보지만 게임은 이미 뒤집어진 뒤였죠. 

 

저는 이번 독일의 패배가 철저히 감독의 패배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은 일본이 우스워보였을 수 있죠. 전반에 허둥대고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면서요. 하지만 감독은 그래서는 안됐습니다. 불이 이미 꺼진 것 처럼 보였을지라도 끝까지 짓밟아서 다시는 타오를 여지조차 남기지 않도록 선수들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독려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지난 월드컵에서 우리나라한테 일격을 당해 조별리그 탈락까지 당하지 않았던가요?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반면 일본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가점을 위해 뛰었습니다. 솔직히 독일 상대로 승점 1점만 땄어도 감지덕지한 상황이지만 이미 교체카드는 모두 공격수로 바뀌었고 그 전술의 기조를 바꾸지 않습니다. 보통 약팀이 보여주는 시간끌기나 거친 파울도 없었다는 게 더 돋보입니다. 그야말로 독일은 변명의 여지없이 철저하게 진 거죠. 일본 축구에 이런 모습이 있었다는 게 꽤 신선하다고 느껴지네요. 물론 독일이 진 게 우리 입장에서 그리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닙니다만.

 

이제 전범국 더비는 끝났고 어쨌든 우리 선수들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저는 이번 일본의 승리가 우리 대표팀에게 좋은 의미에서의 자극을 줄 거라는 측면에서는 환영하는 바입니다. 뭐 그래도 독일이 이겼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떨칠 수가 없네요. 이제 4년 중 단 3일. 그 중 하루가 오늘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선수들 오늘 이긴 일본처럼 마지막까지 투지를 불태워 끝내 승리하기를 바래봅니다.

 

쫄지 말고 함 이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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